서울에서 근무 중인 30대 남성 직장인 A씨. 맞벌이인 만큼 퇴근 후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집안일로 인해 A씨 부부는 전혀 쉬지 못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쉴 방법을 궁리하던 A씨 부부는 조사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안일을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A씨는 "돈으로 '퇴근 후 휴식시간'을 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4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맞벌이 가정 증가와 함께 가사노동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들이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사노동 서비스를 위해선 가사도우미를 채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모든 집안일을 맡기고 매달 고정적으로 월급을 지급해야 했다. 반면에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는 청소, 빨래 등 필요한 영역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또 비대면 서비스는 횟수에 따른 요금을 지불하면 되고, 사람이 오는 대면 서비스는 일한 시간만큼 시급을 지불하면 된다. 원하는 서비스를 필요한 양만 사용해 과거에 비해 이용 부담을 확 낮췄다.
가사노동 서비스를 구독형 상품으로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구독형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선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돼 좋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독 중인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업체가 서비스 품질을 관리해주니 좋다. 모르는 사람이 집에 오는 것에 대한 불안함도 적고 서비스 품질에 불만족했을 때 대처하기도 편하다.
대표적으로 가사노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는 의식주컴퍼니가 있다. 의식주컴퍼니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고 있다. 런드리고는 전용 빨래통에 각종 빨래를 담아 문 앞에 두면 이를 수거해 완벽하게 세탁한 뒤 다시 집 앞에 갖다 준다. 런드리고 서비스를 구독하면 속옷 한 장도 직접 빨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의식주컴퍼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20% 증가했다.
의식주컴퍼니의 성장은 1·2인 가구를 바탕으로 한다. 런드리고 사용자 중 1·2인 가구 비중은 60%가 넘는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런드리고 사용자 중엔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높다"며 "정확하게 맞벌이 가정 수를 조사하고 있진 않지만 신혼부부 가구 중 맞벌이 비중이 절대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